[스타트업이슈]이케아가 성수동에서 ‘지속가능성’ 실험을 시작하는 이유

2020-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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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문을 연 '이케아 랩'의 외관. 사진 이케아코리아 


오늘(5일) 서울 성수동에 '이케아 랩'이 문을 열었다. 이케아가 진출한 세계 30개 국가 중 처음으로 시도하는 실험실 컨셉트의 팝업 스토어로 주제는 '지속가능성'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세계 소비시장을 관통하고 있는 지속가능성은 가구업계의 거대공룡 이케아도 집중하고 있는 핵심 키워드다. 다만, 제품 원가와 서비스 비용이 상승한다는 점에서 저렴한 가격의 대중적인 가구를 다루는 이케아로선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3일 오전 이케아코리아의 지속가능성 책임자이자 커머셜 매니저인 니콜라스 욘슨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 팝업 스토어 운영기간을 6개월로 꽤 길게 잡았다.
A :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그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실제로 소비자가 동참할 수 있고, 또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려면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Q : 세계에서 처음 시도하는 컨셉트인데, 연구소(랩)란 이름을 붙인 이유는.
A :

"새로운 한계를 실험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우리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어서 이케아 글로벌에서도 서울에 주목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케아 랩에 설치한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와 의자들. 사진 이케아코리아

'지속가능성'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케아 랩에 설치한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와 의자들. 사진 이케아코리아 


이들의 지속가능성 메시지는 1층 갤러리 공간인 '팝업'에서 시작된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위해 잘게 부신 조각을 산처럼 쌓아 놓고, 실제로 이 소재를 활용해 만든 의자와 커튼을 작품처럼 전시한 공간이다. 한쪽엔 산소를 많이 발생시키는 대나무 수납장·테이블을 배치하고, QR코드를 이용해 휴대폰으로 지속가능성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건물 외곽에 자리잡은 '푸드 랩'에선 탄소발자국을 줄인 메뉴들을 선보인다. 최소한의 자원으로 채소를 키우는 스마트팜 농장에서 공수한 식재료로 만든 샐러드, 1회용 용기나 포크가 없어도 먹을 수 있는 형태의 파니니랩 등 기존 이케아 카페테리아에는 없는 음식들을 새로 개발했다. 욘슨 매니저는 "이달부터 지속가능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케아의 중고 가구를 매입해 할인가에 되파는 '바이백'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지속가능성 캠페인은 말보다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며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왜 굳이 성수동일까. 


이케아 랩 내에 있는 '푸드 랩'. 사진 이케아코리아 


Q : 성수동에 랩을 만든 이유는.
A :

"몇 년 전 처음 성수동에 왔을 때 에너지가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오래된 공업사와 스타트업·패션 회사가 공존하는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다. 특히 한국의 젊은 세대는 매우 진보적이고 새로운 것에 개방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이들과 만나기 위한 시장으로 성수동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기존 매장에선 실제 집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인테리어를 제안했다면, 이곳에선 영감을 줄 수 있는 컨셉트 중심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선보인다. 다가오는 연말을 겨냥해 폐원단을 잘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낸 천정 장식이 돋보인다. 사진 이케아코리아 


이케아의 매장이 통상 도시 외곽에 자리를 잡는 것과 다르게 성수동 랩은 새로 조성된 빌딩 숲 사이에 있다. 국내에 처음 상륙한 2014년 광명을 시작으로 이케아는 고양·기흥·동부산(부산) 순으로 도시 외곽에 매장을 열었지만, 올해는 서울 도심에 빠른 속도로 새로운 매장을 만드는 중이다.



Q : 올해 서울에 생긴 신규 매장이 세 개째다. 도심으로 들어오는 이유는.
A :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교외형 매장은 차 없이는 방문 자체가 어려운데 요즘엔 차를 직접 소유하지 않는 추세다. 차 없이도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도심형 접점을 늘려 더 많은 사람이 우리를 경험하고, 우리의 가치를 알 수 있게 하고 싶었다."


Q : 코로나19로 온라인 시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고 있다.
A :

"'경험'을 통한 효과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이 더 강하다. 물론 온라인 픽업 서비스나 전화 상담만으로 진행할 수 있는 플래닝 서비스 등 비대면 서비스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세계 경기가 바닥을 치는 동안에도 이케아코리아의 2020년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매출은 전년 대비 32.6%가 늘었다. 여기엔 전년 대비 13.6% 증가한 이커머스 방문자(4470만명)의 영향이 컸지만, 매장 방문객 또한 31.3%(1230만명)가 늘어난 덕을 봤다. 



지속가능성 캠페인 외에도 이케아 랩에선 다양한 실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인테리어를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인테리어 디자인 오피스'가 대표적이다.


이케아 랩 2층에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 오피스. 사진 이케아코리아 


지속가능성 컨셉트의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 공간. 친환경 소재인 대나무 가구와 초록 식물, 후드티·쇼퍼백 등의 이케아 굿즈가 있다. 사진 이케아코리아 


Q : 인테리어 디자인 컨설팅 서비스도 실험의 하나인가.
A :

"맞다. 기존 매장에서 하던 플래닝 서비스가 이케아 상품을 잘 배치하거나 효율적인 수납을 위한 구성 정도에 그쳤다면, 랩에서 진행하는 서비스는 벽·바닥을 포함해 공간 하나를 온전히 새롭게 만드는 종합 인테리어 디자인을 제공한다. 침실·거실·부엌 등 공간별로 비용을 부과하는 유료 컨설팅으로, 시공까지 원하면 협력사를 연결해준다. 소비자들이 이런 새로운 시스템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Q : 앞으로 계획은.
A :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기능 역시 다양해졌다. 더불어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뉴노멀 세대와 어떻게 접점을 만들어갈지가 과제다. 도심형 매장과 지속가능성 랩은 이 고민의 중심이 될 것이다."



글=윤경희 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annie@joong.co.kr

출처 중앙일보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3&oid=025&aid=0003049782